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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오래 쓰려면 관리가 필수...주위염 예방이 핵심이다 [인터뷰] ②
자연치아 대체하는 임플란트, 의식적으로 아껴 써야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임플란트는 자연치아를 대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치아 상실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고 전신 건강을 회복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임플란트를 오래 유지하려면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임플란트 주위염'은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흔한 합병증 중 하나이다.
하이닥 치과 상담의사 진동백 교수(순천향대학교부속 부천·서울병원)는 "임플란트 주위염은 관리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적절한 예방과 치료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진동백 교수와 함께 임플란트 주위염의 원인과 치료 방안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q. 임플란트 주위염의 주요 원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임플란트 주위염의 가장 큰 원인은 치주염입니다. 양치질이 잘 안되면 치아 주변에 치태나 치석이 생기듯, 임플란트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주위염이 생깁니다. 특히 치태에 서식하는 포르피로모나스 긴기발리스(p. gingivalis) 같은 세균은 잇몸 부종이나 골 흡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간과하기 쉬운 원인은 임플란트 접착제의 잔여물입니다. 임플란트는 뼈 속에 식립하는 기둥(fixture), 상부보철물(crown),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지대주(abutment)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보철물을 접착할 때 좁은 잇몸 틈새에 접착제가 남아 있으면, 이것이 세균 축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임플란트 구조 자체가 영향을 미칩니다. 자연치아의 뿌리는 폭이 넓지만, 임플란트의 기둥은 상대적으로 얇아 크기 비율이 불균형합니다. 이로 인해 연결 부위의 각도가 커지고, 치태가 더 잘 쌓이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습니다.
q. 환자 특성에 따라 임플란트 주위염 발생률이 달라지기도 하나요?
물론입니다. 기존에 치주염을 앓았던 분들은 임플란트 주위염 위험이 더 높습니다. 치주염이 있다는 건 유전적으로 치태에 취약하거나 구강위생 관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흡연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흡연은 잇몸 주변 혈액순환을 억제하고 면역반응을 약화시킵니다. 비흡연자의 임플란트 주위염은 23.7%인 반면, 흡연자의 발생률은 72.7%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기저질환 역시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당뇨 환자는 고혈당 상태에서 세균 번식이 용이하기 때문에 임플란트 주위염 위험이 큽니다. 이 외에도 씹는 힘이 과도하거나, 이갈이와 같은 습관이 있는 분들은 임플란트에 과도한 힘이 가해져 잇몸뼈가 흡수되거나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q. 임플란트 수술 과정에서 주위염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다면요.
임플란트 수술에서는 정확한 위치와 각도를 설정하는 것이 주위염 예방에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임플란트가 잇몸뼈와 잘 맞는 위치에 식립되지 않으면, 지대주 각도가 과도하게 커지거나 잇몸에 불필요한 압박이 생길 수 있어 염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위치도 중요하지만, 임플란트는 그 깊이도 매우 중요합니다. 뼈 속으로 깊숙이 심을수록 지대주와 보철물이 자연스러운 각도를 이루고, 잇몸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어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유리합니다.
최적의 위치와 깊이를 정하기 어려울 때는 임플란트 가이드를 사용합니다. 임플란트 가이드는 디지털 기술로 수술 전 위치를 정밀하게 계획해 수술 오차를 줄여주는 도구로, 특히 복잡한 케이스에서 안전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q. 집에서 환자들이 할 수 있는 관리법은요?
우선 칫솔질이 기본입니다. 임플란트 상부보철물은 자연치아보다 높이가 길고, 잇몸과의 경계가 아래쪽에 있습니다. 따라서 칫솔질 시 경계 부위를 놓치지 않고 잘 닦아야 합니다.
임플란트를 다수 연결한 브릿지 보철물은 일반 치실로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치간칫솔을 사용해야 합니다. 틈이 좁다면 작은 크기의 치간칫솔을 시도하거나, 슈퍼 플로스(super floss) 같은 특수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줄기로 치태를 제거하는 구강세척기 역시 효과적인 보조 도구입니다.
q. 임플란트를 관리하다가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야 하나요?
임플란트를 관리하다 보면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점차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임플란트 주위염으로 진행되기 전 단계인 '임플란트 주위점막염'에서는 잇몸이 약간 붓거나 붉어지는 정도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자각하기 어려워 방치되기 쉽죠.
만약 양치질을 할 때 잇몸에서 출혈이 생기거나, 고름이 나오기 시작했다면 이는 임플란트 주위염이 이미 진행되었음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입냄새가 심해지거나 잇몸이 부어오르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얼굴이 붓거나, 코 옆 상악동까지 염증이 퍼져 급히 대학병원에 내원하는 사례도 발생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려면 정기적인 치과 검진이 필수입니다. 치과에서는 방사선 촬영으로 임플란트 주변의 골 흡수 여부를 확인하고, 탐침(probe)이라는 기구를 사용해 잇몸 상태를 검사합니다. 탐침은 염증이 없는 정상적인 잇몸에서는 3mm 이하로 들어가지만, 염증이 있으면 더 깊이 들어가고 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임플란트는 자연치아와 달리 정상 상태에서도 탐침이 3mm 이상 들어갈 수 있으니, 출혈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q. 임플란트 주위염이 이미 발생했다면,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임플란트 주위염은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집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간단한 방법으로 관리가 가능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뼈 이식이나 임플란트 제거까지 필요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초기 치료의 핵심은 염증 제거입니다. 염증 부위는 큐렛이라는 기구를 이용해 치아뿌리와 임플란트 기둥 주변의 유해 물질을 긁어내는 방식으로 치료합니다. 일반적으로 스케일링이 치아 겉면에 쌓인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이 치료는 잇몸 깊숙한 곳까지 접근해 청소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치료 후에는 소독약과 항생제 연고를 사용해 염증 원인을 억제하고 세균 수를 줄이는 작업을 병행합니다.
하지만 염증이 심해져 골 흡수가 발생하면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임플란트 기둥 주변의 뼈가 녹아 나사선이 노출될 수 있는데, 이는 세균과 염증이 더 쉽게 달라붙어 뼈 파괴를 가속화하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이 경우에는 특수한 티타늄 미세모 기구를 이용해 임플란트 기둥을 깨끗이 청소하거나, 잇몸을 절개해 나사선을 다듬는 과정을 진행해야 합니다. 만약 뼈 흡수가 광범위하게 일어난 경우, 녹아버린 뼈를 대체하기 위해 이식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잇몸 퇴축이 심한 경우에는 잇몸 이식술을 고려합니다.
q. 임플란트를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나요?
임플란트 주위염이 심각한 단계로 발전해 골 흡수가 절반 이상 진행된 경우에는 임플란트 제거를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임플란트 주변으로 3분의 1 이하의 뼈만 남아 있다면 뼈 손실이 급격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제거가 필요합니다. 임플란트는 뼈 손실이 상당히 진행되어도 흔들림 없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제거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방치하면 임플란트 주변의 건강한 치아와 잇몸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기 대처가 필수입니다.
임플란트 제거 후에는 뼈가 치유될 시간을 두거나 뼈 이식을 미리 진행해 치조골 재생을 돕습니다. 치유가 완료되면 임플란트를 재식립합니다.
임플란트는 하나를 식립하더라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고, 보철물을 완성하기까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급적 한번 치료한 임플란트를 오래 쓸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하고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하길 바랍니다.
도움말 = 진동백 교수(순천향대학교부속 부천·서울병원 치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