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는 어릴 때부터 ‘제발 나 좀 쳐다보지 마’라는 이야기를 달고 살았다. 주목만 받으면 새빨개지는 얼굴과 귀가 창피했기 때문. 빨개진 얼굴은 어린 시절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기 일쑤였고, 정서적으로 예민한 사춘기 때는 발표 시간만 되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은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이처럼 누군가가 주목할 때 얼굴이 빨개지거나 이를 다른 사람이 알아채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것을 ‘적면공포증’이라 한다. 부끄럽거나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얼굴이나 귀가 빨개지는 건 누구나 발생할 수 있는 생리적 현상이지만, 적면공포증을 앓는 사람들은 이를 넘어서서 얼굴이 붉어지는 상황에 사로잡혀 극도로 긴장하거나 집착하고 불안감 때문에 사람을 피하는 등의 행동을 한다.
적면공포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홍조가 심리적인 공포에 의해 나타난 것이라면 이를 이겨내기 위해 노출 요법 및 인지행동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노출 요법은 약한 공포 자극부터 단계적으로 노출해 공포를 느끼는 대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며, 인지행동치료는 환자에게 내재된 왜곡되고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변화시켜 행동을 교정하고 증상을 해결하는 치료이다.
환자는 치료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표현하고 현재 나타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이와 동시에 항불안제를 처방받아서 먹을 수도 있다.
홍조가 나타나는 것 자체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거나 얼굴이 빨개지는 정도가 아주 심각하다면 외과적 수술을 진행할 수도 있다.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교감신경이 흥분하기 때문인데, 이 신경 줄기를 흉강내시경으로 확인 후 절단해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수술은 다른 치료들에 효과가 없는 경우 충분한 상담 하에 진행해야 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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